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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학교 숲] 놀이로 만드는 세상_움직이는 놀이터
작성자 이애란 이메일 yijacinta@gmail.com
등록일 2017-08-07 조회 150
첨부

 문화학교 숲 입니다.

2017 놀이로 만드는 세상_움직이는 놀이터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함께 하시는 분 중 수업 후 쓰신 글이 있어 소식도 전할겸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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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내린 폭우로 입은 수해는 손도 못된 곳이 많은데 지치지도 않고 자주 비가 내린다. 그것도 한번 내리기 시작하면 비는 밤을 새기도 하고 그 강도 또한 만만치 않다. 그러니 마을이 성치 않은 곳이 많다. 그런데 그게 모든 비 때문만은 아닌 곳도 있다. 마을을 민둥산으로 만들어버린 엄청난 양의 벌목이 피해의 한 원인이기도 하다. 벌목을 반대하지 않았던 어른들은 이제야 그때 잘못했다고 얘기한다. 몇 년 동안 계속된 벌목을 반대하는 의견을 낼 땐 ‘나무 베니까 시원하고 좋구만 뭘 그려~’ ‘금방 자라니께 염려마~’하시던 분들이었다. 자연은 재앙이라도 내려 인간을 철들게 할 모양으로 비를 내리고 있다.

 
 
“지금도 거기 비 온다냐?
아이고~ 썩을 놈의 날이 언제는 말려죽일라고 허더니 인자 써쿼 죽일라고 허네 그려”
 
친정엄마의 걱정 섞인 전화소릴 들으며, 비속을 뚫고 ‘문화학교 숲’으로 향했다. 숲에서 어른들이 모여 놀이를 한다는 얘기와 언제 놀러오라는 소소한 초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숲에 도착하니 현관부터 교실까지 박스가 널려 있고 그 사이에서 무언가에 열중하는 어른들이 있었다. 모두 박스를 가지고 뭔가를 만들고 있었다. 마치 아이들이 놀이에 빠져있을 때처럼 어떤 분은 누운 채로, 어떤 분은 앉거나 비스듬한 자세로 신체의 일부만 보인 채 자신들의 작품을 만드는 데 열중하고 계셨다. 그러면서도 도란도란 이야기도 하고 한쪽에선 환호성도 났다.
 
 
마침 두더지 잡기용 놀이기구를 만든 분께서 함께 놀이를 해보자고 하시기에 나는 그분들을 방해하지 않으려던 마음을 접고 슬쩍 끼어들었다. 두 사람이 신문지를 말아 만든 두더지를 앞뒤로 계속 움직이면 앞쪽에 있는 사람이 패트병으로 신문지 두더지를 때리는 방식이었다. 아이들이 한다면 참 재밌어 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놀이를 하면서 ‘두더지가 맞을 때 소리가 나면 좋겠다. 색깔을 넣거나 털실로 바꿔 만들면 좋겠다. 패트병을 두 개로 하면 좋겠다.’ 등등의 즉석 의견이 나왔다.
 
 
오늘은 박스로 놀이기구 만들고 서로 발표하며 그렇게 만든 것을 아이들과 어디서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를 얘기하는 시간이라고 했다. 모두 작업이 끝나고 자신이 만든 작품을 설명하거나 시연을 했다. ‘우주는 계란 왕이 지킨다’며 계란 판에 탁구공을 붙이고 모자와 박스옷, 삼지창까지 만들어 익살스럽게 만든 팀이 있었고, 아이가 탈 수 있는 배와 3세용 토마스 기차를 만들기도 하고, 미니 축구대. 관처럼 생긴 쉼터, 박스층층대를 만들어 중간에서 한 개씩 막대로 쳐내는 게임, 박스의 맨 위에서 탁구공을 넣으면 지그재그로 칸을 만든 길을 따라 내려가면 점수판이 있는 통으로 탁구공이 들어가는 게임기 등등 재미와 상상력이 탁월한 것들이 많았다.
 
그런데 거기 모인 사람들은 누가 무엇을 만들었는지가 중요하지 않았다. 모두가 그것을 더 잘, 더 재밌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의견을 내어 모두의 것으로 만들어가고 있었다. 서로가 서로를 보충해주고 그걸 흔쾌히 받아들이며 유쾌하게 서로에게 배워나갔다.
 
 
현관을 들어갔을 때부터 다른 사람들의 작업이 끝날 때까지 박스로 만든 관에 누워있던 한 분은 누워서 휴식을 취하고 있으니 사람들 모든 소리가 다 들리더라, 그러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됐는데 땅을 파고 노는 흙 놀이, 나무로 관도 짜고, 풀로 집도 만들고 그걸 다 연결하는 놀이도 해보면 좋겠다는 창의적인 의견도 냈다. 교실에서도 가끔 아무것도 안하는 것 같은 아이가 모든 걸 보고 느끼며 자신만의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아이일수록 상상력과 창의력이 돋보일 때가 많았다. 어른들이 겉모습만 보고 아이들을 판단하면 안 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오늘 숲에서 놀이기구를 만들고 놀이를 하는 이 어른들은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움직이는 놀이터’ 회원들이라고 한다. 문화학교 숲은 2016년 교사양성과정으로 전래놀이 워크숍을 일 년 동안 진행해 온 적이 있다고 한다.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러 교사가 함께 놀이 워크숍을 한 뒤 어떻게 그걸 교육하고 아이들과 잘 놀 수 있을까? 고민하다 ‘그건 바로 직접 해보는 거다’는 생각으로 ‘놀이 올림픽’도 진행했다고 한다. 그 뒤 놀이연구와 놀이 감수성 향상을 위해 주1회 문화학교 숲에서 어른들이 모여 움직이는 놀이터모임을 하고 있다고 한다.
 
놀 줄 아는 어른들은 소감을 나누는 자리에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아이가 생각나더라, 금방 할 줄 알았는데 테스트해보니까 생각한 걸 그대로 만드는 게 힘들더라, 그러니 아이들이 놀이한 뒤에 치우는 걸 얼마나 힘들게 느낄지 이해가 되더라, 움직이게 만드는 게 어렵더라, 계획과 다르게 찾아가는 재미가 있더라, 결과물을 가지고 노는 것보다 만드는 과정이 더 좋더라, 서로 시범보이며 수정되는 과정이 좋더라, 어린이로 돌아간 느낌이 들었다, 서로 소통이 되어 좋았다.’등의 마음들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올해는 ‘놀이감 올림피아드나 놀이 박람회’를 해보자는 야심찬 의견도 나왔다. 나는 그녀들이 그 정도쯤이야 마음만 먹으면 해낼 것으로 느껴졌다. 놀이수업이 끝나자 모두 놀이터를 정리하더니 빠르게 주방으로 들어가 저마다 가져온 반찬을 꺼내 접시에 담아냈다. 식탁이 금방 풍성해졌다. 행복한 식사를 하며 서로 다른 사람의 찬에 관심을 보였는데 그 중 콩나물잡채는 단연 인기가 많아 식사시간에 짧은 요리강습도 이뤄졌다.
 
나는 오늘 ‘숲’에서 놀 줄 아는 어른들, 놀이의 참맛을 즐길 줄 아는 어른들을 만났다. 놀 줄 아는 어른들이 있다는 건 아이들에겐 행운일 것이다. 아이들에게 그 엄청난 재미를, 제대로 된 삶의 방식을 솔솔 흘릴 테니 말이다.
(사진/이애란, 엄희진 님)
 


양영희 mesochons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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